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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도시, 대전은 맛있어

서비스매너연구소24.12.26

 

일전, 대전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대전을 '밀가루 도시로 명명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오직 빵을 사러 새벽 기차를 타고 대전에 가기도 하고, 칼국수와 두루치기를 맛보러 당일치기 대전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도 심심찮다.

 

밀가루 도시 대전을 알리는 데 성심당은 올해 유난히 회자하기도 했다. 대전, 밀가루, 빵은 철도와 깊은 인연을 이루기도 한다.

 

 우리나라 중앙에 위치해 '중도 대전'이라 수식되는 대전, 그 중심에는 대전역이 있다. 대전역은 1904년 운영을 시작했는데 특히 6.25 전쟁 당시에는 철도 중심지이자 교통의 요지로 대전이 우리나라 임시수도가 되기도 했다.

 

당시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호 물자로 대전에 밀가루가 대량 들어왔는데, 이때 가락국수나 칼국수 등 밀가루와 관련한 음식이 발달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대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빵 축제, 그리고 칼국수 축제가 열린 건 우연이 아니다.

 

기자는 같은 밀가루 음식이어도 빵은 좋아하고, 칼국수는 취향이 아니었다. 그런데 대전에서 칼국수의 맛에 제대로 빠졌다. 대전 칼국수는 밀가루 그 이상의 맛이 있었다. 상생하기 위한 필연의 경쟁에서 스며든 맛의 힘이랄까?

 

광역시 가운데 TOP. 대전 칼국수 가게

 

대전세종연구원에 따르면, 202312월 기준 대전의 칼국수 가게는 727, 빵 가게는 849개에 달한다. 인구수 1만 명당 가게 수로 환산하면 특별시, 광역시 가운데 칼국수 가게는 1, 빵 가게는 3위를 차지한다. 여기서 '맛집'으로 승리하려면 노력 그 이상의 무엇도 필수불가결 아니겠는가.

 

성심당이 워낙 유명하니, 초창기 역사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풀어보자면, 앞선 철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쟁이 터지고 어수선한 시국, 성심당의 창업주는 서울 가는 기차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대전에 정착한다. 1956년 대전역 광장에서 성당에서 나눠준 구호 물자 밀가루 2포대로 찐빵 장사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성심당의 전설 같은 역사다.

 

시그니처인 튀김소보루나 부추빵은 물론이고, 매해 트렌드를 반영한 다채로운 빵을 선보인 덕분에 성심당은 여전히 건재하고, 성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에게 나누고 베푸는 착한 기업이란 이미지도 얻었다.

 

대전에서는 2021년 국내 최초의 빵 축제가 열렸다. 당시 30여 개의 유명 빵집이 참여했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1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올해 9월에 열린 제4회 축제에는 80여 개의 대전 업체가 참여, 14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국민들은 연일 뉴스를 장식한 대전 빵 축제 소식을 접했다. '빵이 뭐길래?!' 그 야단인가 싶지만, 우리는 맛에 진심인 한국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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